한 번 세운 기록이 6년 가까이 깨지지 않고 있다. 2020년 방영된 JTBC 금토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최고 시청률 28.4%로 여전히 비지상파 드라마 순위 정상을 지키고 있다.

불륜극이라고만 보기엔 이야기가 너무 촘촘했고, 멜로드라마라고만 부르기엔 감정의 온도가 너무 뜨거웠다. 욕하면서도 자꾸 보게 만든 이 작품의 매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한 ‘부부의 세계’는 완벽한 가정과 커리어를 가진 의사 지선우가 남편 이태오의 외도를 알게 되면서 무너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하지만, 단순히 ‘남편이 바람났다’로 끝나는 드라마가 아니다. 등장인물 간의 배신, 복수, 미련, 집착, 부모와 아이의 상처까지 얽히면서 부부라는 관계가 얼마나 복잡한지를 보여준다.

김희애가 지선우 역을 맡아 감정을 폭발시키면서도 차갑게 버티는 인물을 완벽하게 연기해 줬고, 박해준은 이태오의 비겁함과 미련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가장 주목받는 배우는 한소희다. 이태오의 상간녀 여다경 역으로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확실히 알렸다. 이외에도 박선영, 김영민, 채국희, 이경영, 김선경, 이학주 등도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

부부의 세계는 그야말로 신드롬이었다. 첫방송부터 6%대로 출발했고, 단 2회 만에 10%를 넘겼다. 이후 입소문이 붙으면서 12회에서는 24.3%로 이전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이던 ‘SKY캐슬’의 23.8%를 넘어섰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최종 16회에서는 28.3%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으로 마무리했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31.7%까지 치솟았다.

이후 그 아성에 도전한 작품이 몇 있었지만 전부 실패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26.9%, ‘눈물의 여왕’이 24.8%를 기록했다.

그 아래로는 ‘스카이캐슬’이 23.8%, ‘사랑의 불시착’이 21.6%, ‘도깨비’가 20.5%다. 모두 엄청난 명작이지만 아무도 넘지 못했다.

인기는 이유는 분명하다. 자극적인 소재를 쓰면서도 인물의 감정을 가볍게 소비하지 않았고, 매회 끝에 다음 회를 보게 만드는 긴장감을 남겼다.

여기에 김희애의 압도적인 연기, 한소희의 발견, 현실적인 대사, 숨 막히는 연출이 맞물렸다. 이전과 이후에도 불륜을 다룬 드라마는 많았지만, ‘부부의 세계’를 넘어선 작품은 없다.

사랑이 끝난 뒤에도 관계가 어떻게 사람을 흔드는지 끝까지 보여줬다. 단순한 불륜 막장극이 아니라 잘 만든 심리 멜로드라마가 아니었나 싶다.

그만한 기록을 세운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자극적인 소재임에도 이렇게 추천을 하는 것이다. 부부의 세계를 깰 수 있는 작품이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