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몰라도 빠져들게 만든 드라마가 있다. 2020년 방영 당시 ‘스포츠 드라마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최고 시청률 19.1%를 찍은 SBS 금토 드라마 ‘스토브리그’다. 이 작품에는 숨겨진 탄생 비화가 있다.

원래 MBC 극본 공모 당선작이었지만, 제작이 미뤄졌다가 SBS에서 빛을 봤다는 것이다. 대체 어떤 드라마였길래 거절당한 작품이 지금은 누군가의 ‘인생 드라마’로 불리고 있는 걸까?

‘스토브리그’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SBS에서 방영된 금토 드라마다. 장르는 스포츠 드라마이지만, 막상 보면 야구 경기보다는 구단 프런트의 조직 개혁 이야기에 더 가깝다.

만년 꼴찌 야구팀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단장 백승수가 팀 안팎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며 구단을 바꿔가는 내용이다.

남궁민이 백승수 단장을 맡았고, 박은빈이 운영팀장 이세영 역으로 나왔다. 여기에 오정세, 조병규, 윤병희, 김도현, 손종학 등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려줬다. 연출은 정동윤 PD, 극본은 이선화 작가가 맡았다.

당시 이 작품에서 특이했던 점은 한국드라마라면 으레 나오는 로맨스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남녀 주인공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러브 라인을 기대하게 되지만, 이 작품은 끝까지 일과 사람, 조직의 문제에 집중했다.

사랑이나 자극적인 반전 대신 ‘어떻게 망가진 조직을 고칠 것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며 시청자들을 붙잡았다. 러브라인 없어도 흥행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몇 안 되는 작품이다.

장르가 장르인지라 방송 이전에 기대치가 상당히 낮았지만, 스토브리그 시청률은 대박을 기록했다.

첫회부터 5.5%라는 나쁘지 않은 수치로 출발하더니,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상승했고, 최종회에서는 무려 19.1%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는 22.1%까지 나왔다. 스포츠 드라마는 어렵다는 편견을 깬 놀라운 결과였다.

흥행에 이어 작품성까지 잡았다. 2020년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작품상을 받았고, 2020 SBS 연기대상에서는 남궁민이 대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오정세는 남자 베스트 캐릭터상, 조병규는 남자 신인 연기상, 팀 전체가 조연상을 받았다. 한 마디로 2020년은 ‘스토브리그’의 해였다.

그런데 흥행과 평가를 동시에 잡은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꽤 먼 길을 돌아왔다. 원래 2016년 하반기 MBC 드라마 극본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스포츠 드라마는 제작비에 비해 성공하기 어렵다는 분위기 속에서 편성이 미뤄졌고, 결국 SBS로 넘어왔다.

‘스포츠 드라마는 안 된다’는 이유로 멈췄던 작품이, 막상 세상에 나오자 그 흔한 로맨스 없이도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며 큰 사랑을 받았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드라마로 언급되는 ‘스토브리그’다. 혹시라도 안 받으면 한 번 시청해 보시길 바란다. 높은 확률로 푹 빠져들 것이다.